[책리뷰] 디 아더 유

감상
2023.06.27
728x90

💘
“그는 내 인생을, 나, 당신, 집, 회사, 내가 이룬 모든 것,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전부 차지하게 될 거야.”


줄거리
스쳐간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구분할 수 있는  '초인식자' 케이트. 어느 날 교통사고로 뇌에 손상을 입게되고, 병원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연인 '롭'이 점점 낯설게 느껴지기만 한다. 그가 이룬 모든 것을 빼앗으러 올 것이라는 도플갱어의 존재를 떠올린 케이트는 불안과 의심에 시달리기 시작하는데...

 

(스포없음)


오래간만에 주인공을 포함한 등장인물 모두를 의심하게 만들며 능숙하게 쥐락펴락하는 소설이었다. 책이 생각보다 꽤 두꺼웠는데 문체나 전개가 쓸데없이 어렵거나 무겁지 않아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긴 호흡 동안 차곡차곡 쌓여가는 불안감과 긴장감 때문에 호기심이 닳는 일도 없이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어버릴 정도로 흥미진진했다.


후반부에 브르타뉴에 간 이후부터는 전개가 아득해지는 시즌제 미드를 보는 느낌으로 읽었지만, 그럼에도 아주 황당하거나 납득이 가지 않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모든 단서들을 허무맹랑하게 풀어버리지 않고 실타래를 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능숙한 작가의 필력이 돋보인다. 그럼에도 후반부가 살짝 늘어지는 감이 없잖아 있어서 덜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었다. 


마지막까지 여지를 남기며 혼란스럽게 만드는 작가 덕분에 캐릭터의 매력이 배로 살아났던 것 같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저 어딘가에서 우리를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는 도플갱어가 있어.”

/

“요즘에는 누구나 소셜 미디어에 자기 사진을 올리잖아.” 롭은 케이트의 질문을 듣지 못한 것처럼 말을 잇는다. “그러니까 언제라도 우리와 완전히 똑같이 생긴 사람이 우리를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야. 어느 누구에게나 가능성의 범위 안에 충분히 들어 있는 일이지.”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맨스소설] The Bonds That Tie 시리즈  (1) 2024.01.30
[책리뷰] 가재가 노래하는 곳  (0) 2023.01.27
[책리뷰] 블랙아웃 / 올클리어  (0) 202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