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퍼와 불경한 아름다움

잡담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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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2년 조제프 제프스(Joseph Geefs)가 의뢰를 받아
리에주 대성당의 강단에 놓기 위해 '악의 천사와 종교적 승리'를 주제로 만든 루시퍼 조각상 L'ange du mal
 
 

출처 wikipedia

 
 
현대인의 입장에서는 그저 아름다운 조각상으로만 보이는데
우아한 자태, 흘러내리는 고수머리와 다소 관능적으로 허벅지를 살짝 덮은 천, 나체를 품은 박쥐 날개와 중성적인 매력을 갖춘 이 조각상은 당시에 가장 충격적인 작품으로 여겨졌다
 
 

디테일



출처 lacma

 
그도 그럴것이 동시대에 만들어진 장 자크 푀쉐르의 사탄이라는 동상은 이랬기 때문이다
 
 
아무리 루시퍼라도 악마는 악마
게다가 커미션을 넣은 쪽이 가톨릭 교회였으니 반응은 보나마나 뻔했다
 
결국 조제프의 조각상은 불건전한 아름다움(unhealthy beauty) 이라는 미명 하에 다른 조각상으로 대체됐다
 
 
 

 
 
대체된 조각상은 조제프의 형 기욤 제프스(Guillaume Geefs)가 만들었는데
패배의 고뇌에 찬 모습, 부서진 셉터, 발목에 감긴 쇠사슬, 발치에 떨어진 한 입 베어문 사과 등이 묘사됐다. 동생이 만든 작품보다 훨씬 더 사탄의 도상(쉽게말해 종교나 신화의 인물을 한번에 알수있게 넣은 상징)에 맞춰 만들어졌다 
 
 
동생이 만든 조각상이나 형이 만든 조각상이나 각자의 뇌쇄적인 매력을 느낄수 있는데
그때 종교 관계자는 이정도면 전 작품보다 더 적합하다고 느꼈던 모양이다
 
 

 
비너스의 탄생(보티첼리꺼 말고 다른 작품)을 그린 알렉상드르 카바넬의 타락천사(L'ange déchu 1847)
 
루시퍼와 예술작품 하면 빼놓을 수가 없는 작품으로
당시에 회화에선 드물었던 타락천사를 주제로 그렸으며 
강렬한 눈물 한 방울의 디테일에 언제나 감탄하게 되는 명화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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